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창립 6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1953년 창립 이래로 결핵과 호흡기질환의 치료와 연구에 쏟아주신 여러 선생님들의 깊은 열정에 이 지면을 빌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지금 대한민국의 발전과 성장이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학회 창립 60주년을 기념하는 기념책자 발간과 기념행사 개최는 의미가 깊다 하겠습니다. 앞서 가신 선배님들의 발자취와 후학양성을 위한 노력 등을 되새겨봄으로써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고, 후학들에게는 온고지신을 위한 훌륭한 가이드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처럼 역사를 기억하고, 나아가 진료지침 제·개정, 학술연구 강화 등을 위한 학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결핵 발생률·유병률·사망률은 OECD 국가 중 1위라고 합니다. 문제의 원인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전문가가 중심이 되지 못하고, 비전문가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결핵 관련 정책 때문이 아닐까 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의료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관치의료’가 인류의 3대 전염병 중 하나인 결핵 퇴치에도 발목을 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우리나라 결핵 환자는 20~40대의 생산활동인구가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는 이들이 결핵균을 전파하고 다니기 때문에, 결국 결핵균의 전파를 막는 것이 시급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단기적인 사업에만 몰두하고 있어, 의료계에서 요구하는 결핵환자의 격리치료체계와 잠복결핵관리 등 시스템 마련이 요원한 상황입니다. 또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행려자와 불법체류 외국인 등에 대한 치료와 감시체계 마련도 현재로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없습니다.

결국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고, 건강한 국민을 기초로 한 국가발전과 성장을 위해서는 정책의 입안 과정에서부터 전문가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실수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고, 정책의 효과성도 극대화 할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의료에 전문가가 중심이 되는 그날이 속히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끝으로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회원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